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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부문 심사평

최근 동화문학 시장에서는 아기자기한 재미를 추구하는 가벼운 판타지 작품들이 많아졌다. 300여 편에 달하는 올해의 응모작들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 대부분 현실과 판타지 공간의 경계가 모호한 속에서 신이적 존재(도깨비, 요정, 마녀, 외계인, 첨단과학의 산물, 작가가 창조한 비이성적 존재 등)가 출현하여 인물의 문제를 쉽게 해결하는 서사 구조의 양상을 띠고 있었다. 그 외 노인 문제, 사회적 소수자, 성 평등을 다룬 작품들은 접근 방식이 익숙하고 단조로워 아쉬웠다.

'또 놀러오니라'는 문장이 단정하고 이미지가 그림처럼 아름다웠다. 그러나 호기심을 갖게 하는 영혼인 듯한 아이의 존재가 끝까지 밝혀지지 않아 고개를 갸웃하게 만들었다.

'동물원 밖이 동물원이에요'는 변신을 모티브로 한 판타지 작품으로 동물권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의식이 담겨 있었다. 동화에서의 변신 기제는 그 당위성을 확보했을 때 호기심과 긴장감을 유발한다. 그러나 동물원에 가기로 한 날 거리의 모든 사람들이 갑자기 동물로 변해버리는데 왜 그래야만 했는지에 대한 당위성이 보이지 않아 설득력을 잃고 말았다.

'학교 가기 싫은 날'은 동화의 환상성과 자연과의 교감을 보여준 서정적인 작품이었다. 내성적인 아이가 약육강식의 자연 속에서 약자인 달팽이를 만나 공감대를 형성하고 서로 돕는 과정이 한 폭의 수채화처럼 아름답게 펼쳐진다. 그러나 군데군데 사실 정보의 오류가 발견되었고, 위기나 갈등 없이 진행되는 잔잔한 서사 구조가 밋밋했다.

'끼리끼리 마을'은 공동주택의 층간 소음 문제를 과장해서 희화적으로 다룬 방식이 재미있었다. 사건의 극대화를 위한 대비되는 설정, 긴장감을 유발하고 역동성을 보여준 점, 문제의 주범이 어린아이라는 사실이 밝혀질 때의 섬뜩함, 층간 소음이라는 소재의 시의성 등에서 마음이 기울었다. 앞으로 당선자의 활발한 활동을 기대한다. 기고자 : 동화작가 황선미 원유순·동화작가
장르 : 고정물
본문자수 : 941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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