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옳은 일 따윈 없다. 남자들의 권력만이 존재할 뿐

14세기 프랑스, 젊은 장 드 카루주(맷 데이먼 분)는 기사가 되기 위해 전장을 누비는 지주(종기사)다. 그의 가문은 유서 깊은 명망과는 달리 경제적으로 힘든 상태다. 그래서 부유하지만 반역자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티부빌 가문의 마르그리트(조디 코머 분)를 아내로 맞이한다. 카루주는 결혼 첫날 저녁부터 아내에 대한 소유욕을 드러낸다. "오늘밤 당신은 내 것이니 다른 이와 춤추지 마시오(Tonight, you are mine and will dance with no other)." 중세 프랑스의 역사적인 결투를 실화로 한 영화 '라스트 듀얼: 최후의 결투(The Last Duel·2021·사진)'의 한 장면이다.

한편 카루주의 죽마고우인 자크 르 그리(애덤 드라이버 분)는 주군인 피에르 백작(벤 애플렉 분) 곁에서 능력을 입증하고 백작의 환심을 사 승승장구한다. 그리고 카루주가 결혼 지참금으로 받은 땅, 오누 르 포콩을 백작에게 요구해 받아내고 만다. 이때부터 죽마고우의 우정엔 금이 가기 시작한다.

분노한 카루주는 영주를 찾아가 탄원하지만 자크를 측근으로 두고 있는 영주는 카루주의 청을 무시한다. 카루주는 결국 영주마저 왕에게 고발하지만 일은 뜻대로 되지 않고 오히려 돌아가신 아버지의 성주 직위마저 물려받지 못하고 자크에게 넘기고 만다. 그래도 그것이 옳은 일이었다며 울부짖지만 카루주의 어머니는 이렇게 말한다. "옳은 일 따윈 없다. 남자들의 권력만이 존재할 뿐(There's no right. There is only the power of men)."

카루주와 자크의 갈등은 유치한 자존심 싸움이 늘 그렇듯 얼렁뚱땅 봉합되지만 자크가 마르그리트를 범한 사건으로 일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신께 판단을 맡기고 결투를 신청한 카루주와 결백을 주장하는 자크, 그 싸움의 탁한 저의 속에서 살아남으려 발버둥치는 마르그리트. 셋의 진실 중 무엇이 진짜 진실일까. 기고자 : 황석희 영화 번역가
장르 :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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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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