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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달마다 성병 검사 등 받아야… ＂독재정권 인권탄압＂ 거센 비판

러시아가 자국에 장기 체류하는 외국인에 대해 3개월에 한 번씩 정기 건강검진을 받도록 하고 불응할 경우 추방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외국인지위법 개정안을 지난 29일(현지 시각) 시행했다고 영국 BBC방송이 보도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 주재 각국 공관과 기업들은 "독재 정권의 길들이기 전략인 동시에 인권 탄압"이라고 강력 반발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가 지문·사진 등 민감한 개인 정보를 수집하고, 정기적으로 동향을 파악해 외국인을 감시하려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BBC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에 90일 이상 체류하는 외국인은 모스크바 외곽에 있는 사하로보 이주센터에서 종합건강검진을 받아야 한다. 입국 후 30일 이내에 건강검진 증명서를 제출해야 한다. 증명서는 3개월간 유효하다. 거부할 경우 추방당할 수 있다. 외교관·국제기구 직원, 벨라루스 국민, 6세 미만의 어린이는 면제 대상이다. 검진에는 성병·결핵·약물 복용 여부 검사와 코로나 바이러스 검사가 포함됐다. 지문을 등록하고 사진도 제출해야 한다.

러시아 정부는 전염병 예방과 보건 위생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명백한 인권탄압이란 비판이 쏟아졌다. 제이슨 랩홀츠 주러시아 미국 대사는 이달 초 소셜미디어에 "모든 미국 시민은 러시아에서 살기 어렵게 만드는 외국인 혐오 규정을 주의해 달라"고 썼다. 독일 외무부도 26일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건강검진 규정에 대해 많은 조직과 기업에서 우려를 표명했다"며 "러시아 외무부에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모스크바타임스는 "당국이 생체 정보 수집을 확대하면서 러시아 내 외국인을 더 면밀히 감시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비난 여론이 높아지자 러시아 보건부는 30일 "증명서가 3개월 동안 유효하다고 명시돼 있지만, 실제로 3개월마다 검사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한발 물러났다. 기고자 : 백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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