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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 된 건물, 市 사용중지명령
주민·상인들 ＂제발…＂ 마음 졸여

경기 고양시 지하철 3호선 마두역 인근 상가 건물에서 31일 지하 3층 주차장 기둥 하나가 파손되고 인근 인도가 내려앉아 입주민들이 긴급대피하는 일이 발생했다. 고양시는 건물 붕괴 위험성을 우려해 건물사용 중지명령을 내리는 한편 현장 점검에 나섰다.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고양시와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34분쯤 일산동구 마두동의 한 건물 지하 3층 기둥이 파손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한 상가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쿵' 소리가 나서 지하 3층을 살펴보니 기둥이 파손돼 있었다"고 했다. 건물 지하주차장 입구 앞 인도 지반 일부가 푹 꺼지는 현상도 나타났다. 고양시는 "인도 지반이 직경 5m, 깊이 0.5m 정도 침하됐다"고 했다. 상가 관리사무소는 신고 직후 안내 방송을 해 상가 입주민 60여 명이 긴급 대피했다. 인근 건물에 있는 시민들과 이용객까지 포함하면 대피 인원은 300여명으로 추산됐다.

소방 당국과 경찰, 고양시 재난대응기동반 등 40여 명은 현장에 출동해 미처 대피하지 못한 인원이 있는지 확인한 뒤 현장을 통제했다. 고양시는 오후 1시쯤 가스관을 차단하고 도로 지하의 각종 배관 등 시설물도 점검했다.

사고가 난 건물은 마두역 인근 8번 출구 인근에 있다. 지하 3층·지상 7층, 연면적 1만2730㎡ 규모로 1995년 4월 사용승인을 받았다. 내부에는 음식점, 제과점, 미용업소 등이 입주해있다.

고양시 측은 "전문가 10여명이 기본안전 진단을 한 결과 건물 붕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지반 침하 및 기둥 파손의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긴급점검 실시명령을 내리고 검사를 진행할 업체 선정을 마쳤다"고 했다. 또 파손된 기둥에 대한 긴급보강공사도 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일산동구청 관계자는 "지난주에 해당 건물 주차장 입구에 지반 침하가 있다는 민원을 접수받아 지난 30일 정밀 검사를 했다"며 "검사 결과 문제점을 찾지 못했고, 전문가들과 다음주 쯤 재 검사를 할 계획이었다"고 했다.

시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사고 발생 상가 옆 건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62)씨는 "건물이 흔들렸다는 말도 나오던데, 이러다 우리 식당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두렵다"고 했다. 근처에 직장이 있어 이 건물 앞에 있는 버스 정류장을 매일 이용한다는 백모(65)씨는 "식사를 하러 가끔 들르던 곳인데 건물이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것 아니냐. 걱정된다"고 말했다. 일산 지역 맘카페에는 "지하철 대신 버스를 타는 게 안전한 거 아니냐"는 등의 글이 올라왔다. 기고자 : 고양=조철오 기자 김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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