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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일마다 아버지 묘소 찾아
조선일보 놓아두는 독자 사연
센터대표가 본지에 전해와

“임종 직전까지도 병상에서
오로지 조선일보만 찾으셨다”

“아버지, 매일 챙겨 읽으시던 조선일보 가져왔습니다.”

호국보훈의 달인 6월 서울 남목동·신정 센터를 운영하는 김춘용 대표는 가슴 뭉클한 독자 사연을 본지에 전해왔다. 매년 현충일마다 우리 신문 한 부를 챙겨 아버지가 묻힌 국립현충원을 찾는 딸의 이야기였다.

김종아(70) 독자는 매년 6월 6일 현충일이면 어김없이 대전 국립현충원에 모셔진 아버지 故김동규씨의 묘소를 찾아가 조선일보 한 부를 놓아둔다. 임종 직전까지 조선일보를 찾으시던 아버지의 모습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김씨는 “아버지는 병상에서도 오로지 조선일보만 가져다 달라고 하셨다”며 “아버지 간호 때문에 미처 집에 가지 못해 조선일보를 구하지 못하고 다른 신문을 가져다 드리면 읽지 않으셨다”고 떠올렸다.

6.25 참전용사로 육군 대령까지 지낸 故김동규씨는 평생 본지를 구독했다. 매일 아침 신문을 펼쳐 펜으로 줄을 그어가며 기사를 읽고 좋은 기사는 자녀들에게도 소개해준 아버지였다고 한다. 자녀들도 그런 아버지의 모습에 자연스럽게 본지 독자가 됐다. 김춘용 센터 대표는 “그 흔한 무료 서비스 한번 받지 않으시고 꾸준히 신문을 봐주시던 애독자”라며 고인을 회상했다.

2022년 6월 6일 김동규씨는 서울 아산병원에서 95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김씨는 임종 직전에도 조선일보를 언급했다.

“아버지는 눈을 감으시면서도 ‘내 49재때 조선일보 한 부를 같이 태워달라’로 말씀하셨어요.”

가족들은 아버지 뜻에 따라 조선일보를 태워 보냈다고 한다. 딸(김종아 독자)은 아버지 기일인 현충일마다 김춘용 대표를 찾아가 빳빳한 신문을 새로 받아 대전 현충원을 찾는다. 자택으로 본지가 배달되는데도 불구하고 굳이 새 신문을 찾는 이유는 아버지가 하늘에서도 깨끗한 신문을 읽으셨으면 하는 바람에서라고 했다. 김춘용 대표도 이런 독자 가족의 사연에 놀라고 감동해 본사에 내용을 알려온 것이다.

조선일보는 단순한 정보의 전달 수단이 아니라 가족 간의 정을 이어주는 특별한 매개체가 됐다. 김동규씨가 세상을 떠난 뒤에는 아내인 박제인(90) 여사가 본지 구독을 이어받았다. 딸은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어머니 역시 새벽 5시면 일어나셔서 조선일보를 읽는다”고 했다. 김종아 독자의 자녀들도 모두 본지를 구독하고 있다고 하니 3대째 ‘조선일보 독자’인 셈이다.  본문자수:973   표/그림/사진 유무: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