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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오셨어요. 도모노우라에서 좋은 추억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또 놀러 오세요!’

조선시대 통신사 일행이 머물렀던 작은 어촌마을 도모노우라. 이곳 주민 스즈키 카나에(45)씨가 건넨 선물에 한국 청년들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 지역 특산품 과자와 사탕이 예쁘게 포장된 작은 비닐봉지에 반듯한 손글씨로 써 내려간 손편지가 들어 있었다. 카나에씨는 한국 청년들이 도모노우라를 찾아 온다는 소식을 듣고 전날 밤 일일이 20여장의 편지를 썼고, 한국어 수업도 들었다고 했다. “반갑고 고맙습니다.” 떨리는 그의 목소리에 모두가 진심 어린 박수로 화답했다.

본사와 주일한국대사관이 공동 주최하는 ‘제6회 청년 신(新)조선통신사’ 답사가 13일 부산을 출발해 21일까지 도쿄에서 8박 9일 여정을 마쳤다. 벌써 6회째지만 이번 답사는 어느 때보다 특별했다. 코로나로 인해 2019년을 끝으로 잠시 중단했던 행사를 4년만에 재개했고, 그간 양국 관계도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노 재팬 운동’ 등으로 한일 관계가 살얼음판을 걷고 있었던 때와 달리 최근에는 양국 관계가 정상화되고, 코로나 확산으로 끊겼던 관광 교류도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덕분에 예전 ‘조선통신사’가 받았던 환대를 고스란히 마주할 수 있었다.

예년과 다른 ‘청년 통신사’ 인원 구성도 재미있고 풍성한 여정이 되는 데 한 몫했다. 예년에 이 행사는 전국 30개 대학에서 뽑힌 학생만을 대상으로 했지만, 이번에는 만 35세 이하 한국 청년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게 했다. 그 결과 연차를 내고 왔다는 ‘최연장자’ 34세 회사원을 비롯해 학부생과 대학원생 등 다양한 이들이 한 데 어우러질 수 있었다. 제술관·화원·의원 등 다양한 인물로 구성한 ‘조선통신사’처럼 의학과 인공지능, 미술사, 피아노 등 전공 분야도 각양각색이었다.

연일 섭씨 37~38도를 넘나드는 살인적 폭염이 이어졌지만 누구도 쉽게 지치지 않았다. 청년들 눈빛도 하루가 갈수록 더 또렷해졌다. 20일 주일한국대사관에서 열린 환송 만찬에서는 참가자 한명 한명이 마이크를 잡고 지금껏 보고 느낀 점을 나눴다. 참가자 17명 모두 “인생에서 절대 잊지 못할 경험이었다”, “한일 관계의 민간 사절이란 점을 잊지 않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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