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세계최대 인쇄기자재 박람회 ‘드루파’ 참관기

독일서 8년만에 열려… 53개국 1860개사 참가
신문·포장지·라벨까지 다기능 인쇄기가 대세

4년마다 열려 인쇄 올림픽이라 불리는 세계 최대 인쇄기자재 박람회 드루파(DRUPA, 독일어로 ‘인쇄와 종이·DRuck Und PApier’를 의미)가 지난 달 28일(화)부터 11일간 인쇄 산업의 중심지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렸다. 코로나로 인해 8년만에 열린 이번 전시회는 한 마디로 최첨단 무인자동화 인쇄의 경연장이었다. 26여만명이 찾은 현장 분위기 또한 최신 스마트폰 출시 행사를 방불케 할 만큼 뜨거웠다.

전 세계 53개국 1860개 업체가 참가한 드루파는 코엑스 단일 전시장 규모와 맞먹는 전시홀을 18개나 사용하며 압도적 규모를 자랑했다. 이 방대한 전시장을 둘러보면 인쇄 기술이 첨단 기술과 접목되어 디지털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흐름은 만로랜드-고스, 하이델베르그, KBA, 미쓰비시 등 전통적인 신문 윤전기 제조업체들이 출시한 디지털 인쇄기만 봐도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과거에는 신문 인쇄에만 주력했던 이들 업체들이 이제는 옵셋(offset) 인쇄기보다는 디지털 인쇄기에 더 많은 힘을 쏟고 있는 모습이었다. 코닥의 한 핵심 관계자는 “이제는 신문만 인쇄할 수 있는 옵셋 인쇄기가 아닌 고품질 상업 인쇄부터 포장지, 라벨 등 모든 것을 인쇄할 수 있는 디지털 인쇄기가 대세”라며 이러한 변화를 강조했다.

다양한 인쇄가 가능한 디지털 인쇄기는 신문 윤전기처럼 인쇄판을 사용하지 않고 데이터 전송만으로 인쇄가 이루어진다. 이때문에 인쇄기를 멈추지 않고도 기사나 광고를 실시간으로 변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문제는 속도다. 종이에 잉크를 직접 바르는 옵셋 인쇄 방식의 신문은 시간당 5~7만부를 인쇄할 수 있다. 반면, 잉크를 미세한 입자로 뿜어내는 잉크젯 방식인 디지털 인쇄기는 기술적 한계로 인해 시간당 3000부 정도 밖에 인쇄할 수 없다.

이번 드루파 전시회에서 공개된 새로운 디지털 인쇄기는 이전 모델보다 인쇄 속도를 크게 향상시켰다. 시간당 5000부를 인쇄할 수 있고, 동시에 인쇄 품질까지 한층 더 높여 디지털 인쇄 기술의 진화를 보여줬다. 아직 신문 윤전기의 인쇄 속도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크기가 작고 한 사람이 두 대를 조작할 수 있을 만큼 작동이 간편하다. 따라서 향후 가격이 떨어지고 각 지역에 분산 설치된다면 인쇄 뿐만 아니라 발송에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드루파 2024는 디지털화를 중심으로 한 인쇄 산업의 미래를 보여줬다. 이미 빠르게 변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신문 인쇄 또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디지털 전환이 필수적임을 깨닫게 됐다. PM실은 디지털 인쇄의 미래를 내다보면서도 당장은 현재 윤전기의 수명 연장을 우선한다는 목표 아래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본문자수:1118   표/그림/사진 유무:있음